CHANEL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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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쉘 고베르(MICHEL GAUBERT)의 쇼 플레이 리스트

2012 봄-여름 레디-투-웨어

1. Curd Duca "Nervous Ride Of The Valkyrie"

2. Plastikman "Snares"

3. Gui Boratto "Strike"

4. Gui Boratto "The Drill"

5. Richard Wagner "Tristan Und Isolde Opera, Wwv 90 Prelude"

6. Richard Wagner "Tristan Und Isolde Opera Wwv 90 Liebestod"

7. Curd Duca "Whistle Tannhauser"

8. Plastikman "Rides And Snares"

9. Florence and the Machine "What The Water Gav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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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과 바다 속 삶
BY 엘리자베스 퀸(ELISABETH QUIN)

쥘베른(Jules Verne)? 웨스 앤더슨(Wes Anderson)? 조르주 멜리에스(Georges Méliès)? 해저 2만리? 해초, 가오리, 상어와 조개로 바닷속 모습을 눈부시게 재현한 이번 쇼는 적막하다기 보다는 순수하고 희망적인 패션의 꿈나라로 관객을 인도 했다.
화려한 꿈에 사로잡힌 관객들은 쇼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꿈나라로 여행을 떠나 이번 컬렉션의 주제인 바다속 장면들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번 컬렉션은 한마디로 걸작이었다. 심플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았고, 인어공주들이 몸에 붙는 드레스를 입고 나올 것이라 생각했던 내 예상과는 달리 더욱 젊음과 생동감이 넘치고 하늘하늘한 실루엣이 돋보였다. 길고 슬림한 소매, 무릎이 드러나는 드레스와 스커트, 고급스러우면서도 여유 있는 니트웨어 그리고 아름다운 화이트 스웨터와 매치한 풀 스커트는 허세가 전혀 없는 우아함 그 자체였다. 라미네이티드 데님 소재의 매우 짧은 미니 쇼츠와 재구성한 자켓, 아네모네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자수 장식의 톱, 백라인을 따라 센슈얼하게 커팅된 자켓, 브론즈 색 비늘 모양의 자수 장식이 달린 드레스 등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번 컬렉션은 태양이 파도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트위드는 루렉스(Lurex) 소재에 자개 장식이 달린 무지갯빛으로 표현되었다. 소재들을 잘 활용한 기법은 모던함과 에너지가 돋보이도록 해주었다. 로도이드(rhodoid), 네오프렌(neoprene) 그리고 플라스틱이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했고 소피 할레트(Sophie Halette)가 디자인한 실리콘 레이스 장식의 바이커 자켓에는 블랙 플라스틱 장식이 더해져 절제된 룩을 완성시켰다. 마치 두 손을 바다 속 깊숙히 넣었다 자켓을 꺼내온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은은한 유머도 볼 수 있었다. 어깨 라인에 자수 장식이 달린 드레스는 허리 라인 아래에 해초 레이스 장식이 있는 것 같은 트롱프뢰유(trompe-l’oeil) 효과를 주었다. 아마 작업을 하면서 칼 라거펠트가 그 어느때보다 즐거웠을 것 같다.

산호초 혹은 비즈 장식의 조개 같은 모양의 구두와 성게 모양의 귀걸이와 반지, 조개 모양의 클러치, 직사각형 모양의 퀼트 백은 마치 바다 속 풍습대로 재해석한 것 같았고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을만 했다. 블랙 앤 화이트나 실버 앵클부츠는 모델들의 움직임에 60년대 런던을 뒤흔든 스윙의 느낌을 주었다.
이브닝 룩들은 호화롭고 젊음이 넘쳤다. 길이가 발목 밑으로 내려오는 것이 없었고 아주 얇고 속이 비치는 소재 아래 드러나는 볼륨과 레이스, 보석, 스파클링 자수가 모두 천상에서 내려온 것 혹은 바다 속에서 가져온 것 같았다.

샤넬 하우스의 대표적 모티프인 진주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벨트와 쇼트 드레스 등에 섬세하게 장식된 진주는 살곁에 자수를 놓은 듯 등 뼈의 라인을 초현실적으로 만들었다.

가볍고, 창의적이고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이번 컬렉션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보티첼리 스타일로 등장한 플로렌스 웰츠(Florence Welch)였다. 그녀는 거대한 조개 뒤에서 나타나 하프 연주에 맞춰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그랑 팔레(Grand Palais)를 채우자 폴 발레리(Paul Valéry)의 “해변의 묘지(The Graveyard by the Sea)”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상쾌한 바다의 숨결이
내 영혼을 부활시킨다 … 소금기 머금은 힘이여!
파도를 헤치고 뛰어다니다 삶 속으로 돌아가자!”

이번 컬렉션이 바로 그. 삶 자체였다.


사진© 올리비에 세일랑(Olivier Saill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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