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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느 콤바즈 (Anne Comb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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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느 콤바즈 (Anne Combaz)

샤넬에 의한 오뜨 꾸뛰르

1909년, 가브리엘 샤넬은 주문 제작 방식으로 모자를 만들고 디스플레이도 겸하는 모자 가게를 열었다. 이후 1913년 도빌에 첫 부티크를 개장한 데 이어 1915년에는 비아리츠에 꾸뛰르 하우스까지 열었다. 마침내 3년 뒤인 1918년, 샤넬은 깡봉 가에 자리를 잡고 그 곳에서 새로운 실루엣이 돋보이는 저지 앙상블을 탄생시켰다. 그 의상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샤넬의 명망과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자 깡봉 가 31번지 역시 점점 유명세를 탔고, 샤넬은 이곳에서 오뜨 꾸뛰르에 매진하며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이끌었다. 오늘날에는 샤넬 하우스의 수장 칼 라거펠트의 손끝에서 매 시즌, 매 시간 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컬렉션이 탄생하고 있다.

의상 자체의 스타일은 물론, 칼 라거펠트의 지시에 따라 하우스 직속 공방들과 장인 공방에서 탄생하는 독특한 소재와 뛰어난 기교는 감히 견줄 데가 없다. 아주 오래된 노하우와 가장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정밀함을 기반으로 하는 오뜨 꾸뛰르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혁신의 장이다. 칼 라거펠트는 공방 및 장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존의 틀을 깨뜨리는가 하면, 제작 공정에 있어서도 실험적 시도를 하고,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 전통적 소재에 PVC 및 루렉스, 플라스틱 코팅 레이스, 네오프렌 등의 신소재를 더해 드레스에 새로운 볼륨을 과감히 더하기도 하고, 비딩이나 엠브로더리, 크리스탈, 시퀸 장식을 더하는가 하면, 칼 라거펠트의 손끝에서 콘크리트조차 의상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평균적으로 수트 한 벌을 완성하는 데 200시간 이상 소요되며, 드레스 한 벌일 경우 300~600시간이 소요된다. 웨딩 드레스 작업은 1,000시간 넘게 걸릴 때도 있다. 의상 제작 단계는 항상 칼 라거펠트의 스케치에서 출발한다. 스케치를 본떠 우선 모슬린 소재 형태로 샘플 의상을 제작하고 나면, 각각의 의상들을 마네킹에 걸쳐 칼 라거펠트에게 선보인다. 그런 뒤에 소재와 재단 기법을 선정한다. 수트 제작 전문 공방 두 곳에는 트위드 및 울, 가죽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장인 50명이 있고,‘플루(Flou, 소프트 드레스)’ 제작 전문 공방 두 곳에는 튤 및 오간자, 모슬린, 크레이프, 레이스 등과 같은 섬세한 소재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장인 50명이 있다. 마지막 공정으로 70여 개의 컬렉션 의상에 맞는 주얼리 및 장갑, 모자, 구두 등의 액세서리를 매칭하고, 쇼 하루 전날 이루어지는 최종 피팅 때 칼 라거펠트가 최종 확정한다.

쇼가 열린 다음 날에는 깡봉 가 31번지에서 미리 초대받은 게스트들만의 자리가 마련되고, 그곳에서 프라이빗 의상 쇼가 별도로 진행된다. 선보인 의상들은 고객의 취향에 따라 피팅 작업이 가능하다. 특히 샤넬 하우스의 고정 고객들은 각자의 치수에 꼭 맞는 전용 마네킹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피팅 작업 또한 수석 드레스메이커가 직접 맡아서 한다. 고객들에게 샤넬 하우스의 의상만큼이나 수준 높은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충성도는 다음 세대까지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다.

칼 라거펠트는 패션과 기교의 조화를 적절히 이끌어내고 샤넬의 전통에 경의를 표하는 일을 잊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재해석하는 작업을 거쳐, 샤넬 오뜨 꾸뛰르에 과감하고 창조적인, 동시에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칼 라거펠트는 무엇보다 현대적 우아함의 새로운 정의를 끊임없이 추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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