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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패션쇼에서의 하루
by 알렉스 러브스(Alex Loves)

9:00am 생애 최초로 샤넬 패션쇼를 경험하는 설렘을 안고 그랑 빨레의 백스테이지에 도착했다. 분주한 분위기에서 모델들은 메이크업을 받고 있고, 의상 담당자들은 쇼 의상들을 헤집고 다니고 있으며, 아침 식사를 위해 멋지게 케이터링이 준비 되었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콜타임이 5시 30분이었기에, 나는 지금 막바지 준비과정을 보고 있는 것이다.

9:15am 마지막 리허설 시간. 샤넬이 패션쇼 사상 최초로 그랑 빨레 전체를 사용하고, 84명이나 되는 모델이 등장하기 때문에 무대연출이 완벽해야만 한다. 패션쇼 의상을 아직 걸치지 않았지만 이미 멋지고, 음악도 훌륭하다! 무대 전체를 감독하고 있는 칼 라거펠트와 처음으로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9:30am 패션쇼까지는 한 시간 이상 남았는데, 벌써 손님들이 도착하고 있다. 패션쇼장에는 폭풍전야의 고요가 흐르고 있어서 밖으로 나와 관객들을 찍기 시작했지만, 비가 내리면서 펼쳐진 우산이 시야를 가린다. 샤넬 패션쇼 관객들은 매우 스타일리쉬하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한 사람들도 많다. 정말 화려한 진풍경이 아닐 수 없다. 백스테이지에서 우연히 만난 유명 블로거 브라이언보이(Bryanboy)도 멋진 모습이다.

10:15am 패션쇼가 이제 곧 시작 될 것이다. 밖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고, 백스테이지에서 메이크업을 끝마친 모델들은 열광적인 쇼의 시작을 앞두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관객들이 쇼장에 입장하기 시작했고, 모두들 이번 시즌 쇼 무대의 웅장함에 압도된 것 같다.

10:30am 그랑 빨레가 빠른 속도로 채워지고 있고, 셀레브리티들도 하나 둘 도착하고 있다. 내 자리는 사진세례를 받을 그들의 옆자리로 무대가 아주 잘 보인다. 몇 명만 얘기해보자면 알렉사 청, 릴리 알렌, 레이첼 빌슨, 바네사 빠라디, 키이라 나이틀리, 루 드와이옹, 버지니 르도엔 등이다. 샤넬을 입은 예쁜 여자들이 끝없이 들어온다! 우아한 클라우디아 쉬퍼가 내 앞에 당도하자, 사람들이 몰려든다.

11:05am 쇼타임!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시작하자 무대 양쪽에서 모델들이 걸어 나온다. 블랙 앤 화이트의 클래식한 샤넬의 트위드, 전형적인 여름 분위기의 파스텔 컬러, 하늘하늘 얇은 꽃무늬 쉬폰 드레스의 장대한 컬렉션이 펼쳐지고, 올 블랙 컬러의 이브닝 웨어 사이에 살구색의 멋진 깃털 의상이 홀로 등장하면서 피날레를 장식한다. 편안해 보이는 뭉툭한 플랫폼 샌들이 마음에 들었고, 스틸레토 힐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수퍼모델 브래드가 사랑스러운 두 살배기 아들과 옷을 맞춰 입고 무대에 등장했을 때, 이 둘의 다정한 모습에 관객 모두의 마음이 스르르 녹아 내렸다. 샤넬의 오리지널 뮤즈인 이네스 드 라 프레상쥬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피날레에 등장했을 때에는 큰 박수갈채가 울려 퍼졌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버브(Verve)의 “비터스위트 심포니(Bittersweet Symphony)”에 맞춰, 자신의 사단을 대동하고 등장한 칼 라거펠트가 고개 숙여 인사하자, 그 뒤로 모델들이 줄지어 등장한다. 쇼의 모든 장면에서 소름이 돋았다; 이것이 패션의 진정한 순간이었다.

11:25am 쇼가 끝나고 칵테일 파티가 열리고, 셀러브리티의 사진을 찍거나 인터뷰를 하려고 다들 몰려들어 어수선하다.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분수대 위로 올라가는 사람도 있고, 필사적으로 백스테이지로 가려는 사람도 있다. 곳곳에 카메라와 마이크가 즐비하고, 모두들 오늘의 주인공인 칼 라거펠트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마침내 등장한 그는 카메라 앞에서 키이라 나이틀리와 같은 그의 뮤즈들과 함께 포즈도 취하고, 몰려든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다.

1:00pm 그랑 빨레가 차츰 한산해져 간다. 칼 라거펠트는 아직도 인터뷰 중이고, 한동안 끝날 분위기가 아니다. 하지만 배터리가 나간 내 카메라처럼 나도 지쳐서 휴식이 간절하기만 하다. 밖에 있는 관객들은 샤넬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싶어하고, 트랜드스포터(trendspotter)들은 스타일리쉬한 사람들을 촬영하고 있으며, 여행객들은 샤넬 사인 앞에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고 있다. 하지만 쇼는 끝났다. 이제 나는 멋진 추억으로 가득한 카메라를 메고, 샤넬 메이크업 제품이 꽉 찬 선물 백을 들고, 아쉽지만 그랑 빨레와 내 생애 최초의 샤넬 쇼에 작별을 고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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